한국의 전통 바느질 조각보에 대해
조각보는 옷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하여 만든 보자기입니다. 보자기는 물건을 싸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네모지게 만든 천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옷을 만들고 남은 천을 바느질하여 조각보를 만들어 생활에 이용하였습니다. 결혼이나 생일 등의 잔치나 선물을 포장하는 데 이용했으며, 밥상을 덮는 상보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이불이나 쿠션 등의 생활용품을 만들어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조각보는 옷을 짓고 남은 천으로 만들어집니다. 남은 자투리 천의 색상과 모양이 다양하게 섞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름다움이 특별합니다. 조각보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몬드리안이 그린 그림들을 연상시킵니다. 그런 의미로 조각보는 그림은 아니지만 동양의 몬드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자투리 천을 이용해 조각보를 만들기보다는 아름다운 한복 천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예술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조각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작품으로 태어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각보는 자원을 재활용하고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가치가 있으며,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킨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조각보와의 인연
내가 조각보를 만난 것은 2010년쯤 친한 동생의 소개로 조각보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예전부터 조각보 바느질을 하고 싶어 하는 걸 알고 있는 동생이 바느질 동아리를 소개해줘서 시작하게 됐는데, 제게는 큰 행운이고 복이었습니다. 바느질 동아리에서는 조각보 작품들을 만들었는데, 조각보를 만들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2,3년 꾸준히 바느질을 했던 것 같습니다. 조각보는 우리의 전통 규방공예의 한 분야입니다. 규방공예는 조선시대 양반집 규수들이 바느질을 통해 다양한 생활 용품을 만들던 것에서 비롯된 전통 공예로 자수, 염색, 매듭, 조각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바느질 동아리에서 조각보 작품들을 만들고 간단하게 자수를 배웠는데, 몇 년간 하고는 그만둔 게 아쉽습니다.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느질이 그렇습니다. 40대에 바느질을 배울 때는 노안이 오지 않아서 바느질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노안이 와서 바늘땀이 잘 보이지 않아서 바느질하기 불편합니다. 집중해서 하다 보면 눈도 피곤해지고, 바느질이 예쁘게 되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바느질을 시작하고 오랫동안 계속했다면 노안이 왔어도 능숙해져서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바느질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하고, 1만 시간의 법칙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좀 더 오랫동안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조각보 활용하기
바느질 동아리에서 조각보 작품들을 만드는 것을 배우면서 나만의 아이템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장명루 책갈피'라는 건데, 장명루와 우리의 조각보를 합쳐서 만든 것입니다. 장명루는 역사가 깊은 팔찌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에 전통 세시풍속인 단오에 오색(빨강, 노랑, 파랑, 흰색, 검은색)의 실을 엮어서 어린아이의 손목에 매어 주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 팔찌를 착용함으로써 아이에게 오는 모든 악귀와 병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부적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오색의 팔찌를 장명루라고 합니다. 이 장명루에 오랫동안 건강하게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장명루 책갈피가 탄생한 것입니다. 바느질을 2,3년 하고 그만뒀지만, 지금도 소소하게 장명루 책갈피와 장명루를 만들어 지인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조각보는 여러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고, 다양한 색깔들을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서 참 유요하고 좋습니다.
조각보를 배운 것은 내 인생의 아주 중요한 한 점입니다.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소소하게 나만의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단지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것과 시작하고 10년은 꾸준히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전통 바느질로 탄생하는 조각보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배움에는 특별한 때가 없지만, 바느질처럼 노안이 오면 하기 힘든 것도 있다는 것은 미리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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